🍳 비 오는 날의 한 끼, 부추부침개와 오이지 그리고 엄마의 마음
비가 내리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코끗까지 무언가가 피어오릅니다.
서늘한 바람과 창밖을 적시는 회색빛 빗줄기 사이로 떠오르는 건 늘 따뜻한 음식 한 접시와 엄마의 말 한마디입니다.
“부침개나 부쳐 먹을까?”
오늘도 그랬습니다.
TV 속 부침개 부치는 장면을 보신 엄마가 조용히 말씀하셨어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저는 주방 싱크대로 달려갔습니다.
냉장고를 열어 꺼낸 건 부추, 양파, 팽이버섯, 계란 두 알, 마늘.
그리고 재첩국 한 팩과 쌀가루, 밀가루를 섞어 반죽을 만들었습니다.
평소보다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 쌀가루를 조금 더 넣고, 기름은 고소하면서도 가볍게 아보카도 오일로.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소리에 반죽 한 국자를 올렸습니다.
부침개의 향이 기름과 어우러져 부엌 가득 퍼질 때, 제 입에도 벌써 군침이 돕니다.
엄마를 위해서는 감자채를 가득 넣어 더욱 푸짐하게 부쳐드렸어요.
고소하고 바삭한 가장자리에 부드러운 속살, 그리고 살짝 매콤하게 간을 맞춘 오이지무침은 최고의 곁들임이 되었죠.
저는 비빔면을 곁들여 식탁을 풍성하게 채웠고요.
“이거 너무 맛있다. 외숙모 좀 가져다 드려볼까?.”
엄마의 말씀에 저는 기쁜 마음으로 부침개 세 장을 포장해드렸습니다.
오이지무침도 작은 통에 담아 함께 챙겨드렸고요.
엄마는 흐뭇한 표정으로 가방을 들고, 조심조심 빗길을 나섰습니다.
저는 우산을 씌워드리며 조용히 배웅했지요.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오로지 혼자만의 식탁에 앉았습니다.
창밖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커튼 너머로 바람이 살며시 밀려옵니다.
혼자지만 쓸쓸하지 않았습니다.
방금 전까지 나눴던 따뜻한 마음과 고소한 부침개의 여운이 머무는 이 공간은,
비 오는 날에 가장 어울리는 장면이었습니다.
배도 든든히 채웠겠다, 이제 따뜻한 커피 한 잔 곁에 두고, 천천히 글을 써 내려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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